2026. 1. 3.

편지

새해가 되었네요.

신정에는 뭐하면서 지내셨나요.

새해의 첫 주말인데 또 뭐하면서 지내실까요.

항상 궁금합니다.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지내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날이 추운데, 옷은 어떻게 입으셨는지, 식사는 잘 하셨는지,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셨을지.

지내면서 제 안에서 쌓여가는 질문거리들이 있었습니다.

작년 4개월동안 거의 50권의 책을 읽었어요! 요새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온전히 홀로 쉬실 때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시나요. 저는 주로 책을 읽거나, 가끔 베이킹을 하거나, 요리영상이나 자료들을 찾아보고 그래요. 또, 악기 연주도 하고, 산책도 하고, 너무 추울땐 집에서 제자리 걷기를 하고... 건축 공부도 다시 하고 싶은데 아직은 실행을 못하고 있어요.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결국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싶어서였는데, 언제쯤 나아질지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요새는 소설을 읽는 비중을 좀 높였어요. 사람이 많은 공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떤 소설책은 읽고 나면 근사한 공연 한편을 본 것 같아 기분이 괜찮을 때가 있어요. 

음식을 잘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유명한 셰프가 쓴 책도 하나 읽었고, 다른 두꺼운 책도 하나 들여다 보고 있어요. 신선한 재료를 구하고, 재료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소한의 양념으로 특성을 최대한을 끌어내는 그런 방법을 어떻게 익힐 수 있을지가 무척 궁금해요. 저에게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까요.

요새 사실 악기연주는 많이 못했어요. 피아노는 몇개월 쉰것 같고, 할때는 늘 치는 것만 까먹지 말고 연주하면 다행이다 하면서 하고 있어요. 기타는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을때 주로 반주로 연주하고 있어요. 노래 실력도 영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예전엔 하루에 만보걷기를 하다가, 좀 압박감이 생긴 것 같아서 풀어줬어요. 오천보에서 팔천보로 줄였고, 그나마 못할때는 집안에서 제자리걷기라도 하려고 해요. 그리고 정시에 스쿼트 10번씩 하기. 횟수는 때에 따라 조정하고 있어요.

건축은.. 파트타임으로 레슨을 생각 중인데 그러려면 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좀더 보완해야할 것 같아서, 공부해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있어요. 만약에 실무로 다시 뛰어드는 것을 생각해서 디테일을 더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늘 깨달음과 범아일여에 대해서 생각해요. 세상과 자아는 하나라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삶은 단지 죽으면 그냥 끝나는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범아일여는 어쩌면 헤르만 헤세가 쓴 싯다르타에서 언급된 돌멩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고 그것이 뭉치면 돌멩이가 되기도 하고 다시 부서져서 강물로 흘러들어가 바다가 되고,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다시 비가 되고,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듯, 만물로 순환하는 모습처럼요. 그래서 너와 나는 다르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있으면서, 동시에 하나인 것 말이에요.

...

저라는 둑에는 3가지 구멍이 있어요. 이제는 삶은 그것들을 돌아가며 막아내면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애초에 완벽한 것은 없고, 완벽해 보였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허물어지고 구멍이 나고, 그것들을 고치고 수리하고, 그게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없는 것 보다는, 지금 가진 것에 집중하고 소중히 대해주고 감사하면서, 현재를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하고 있어요.

...

전에 소개해 주셨던 도서관을 한다는 친구를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제 안에 갖혀서 헐덕이며 살아가느라 온 에너지를 쓰고 있는데, 그렇게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졌다는 것이 부러울 정도네요.

현재를 사랑하면서 살다보면 저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한명이 될 수 있을까요?

하고싶은말이 참 많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늘 행복하시길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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